붉은 사암과 흰 배드랜드, 세인트 조지에서 카납까지
라스베가스에서 페이지로 가는 길에 세인트 조지는 주유하고 지나치는 곳이었습니다. 몇 번 이 구간을 오가며 동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한두 시간이면 볼 수 있는 네 곳을 찾았습니다. 붉은 나바호 사암에서 시작해 흰 배드랜드로 끝나는 구간입니다.

여행의 시작
세인트 조지는 오랫동안 저에게 주유소였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페이지나 그랜드 서클로 올라갈 때 기름을 넣고, 뭔가 먹고, 다시 I-15를 탑니다. 도시 이름은 익숙한데 도시 밖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몇 번 이 구간을 오가면서 그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지나가는 길이고, 한두 시간이면 되는 곳들이 도로에서 멀지 않은 데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 네 곳을 순서대로 정리한 기록입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실제 이동 방향 그대로입니다.

여행 정보
- 구간: St. George → Kanab → Page 방향, I-15와 US-89
- 방문 시기: 2025년 11월, 2026년 4월, 2026년 6월 (세 차례에 나눠 방문)
- 소요: Snow Canyon·Kolob·Toadstool은 각각 1~3시간, White Rocks 루프는 별도 반나절
- 이동: 차량 필수. 세 곳은 포장도로, 한 곳은 비포장 3.5마일
- 비용: Snow Canyon 차량 $15~$20, Zion 차량권 $35부터, BLM 두 곳 무료 (2026년 8월 확인)
- 누구에게: 페이지·그랜드 서클로 이동하며 시간이 조금 남는 분
- 기록의 중심: 이동 중 짧게 들를 수 있는 네 곳의 서로 다른 지형
이동 경로
Vegas → I-15 북 → St. George Snow Canyon State Park
→ I-15 Exit 40 Kolob Canyons (북쪽 우회)
→ UT-9 또는 UT-14 → Kanab
→ US-89 동 44.5마일 Toadstool Hoodoos
→ US-89 동 51마일 White Rocks Hoodoo
→ Page
Kolob만 방향이 다릅니다. I-15를 북쪽으로 더 올라갔다가 되돌아와야 해서 왕복 한 시간 반이 더 듭니다. 시더시티에서 UT-14로 넘어가는 동선을 잡으면 자연스럽게 지나갑니다.
나머지 셋은 원래 가던 길 위에 있습니다. 특히 Toadstool은 US-89 갓길에 주차장이 있어서 우회라고 부르기도 애매합니다.
시간의 흐름
- 6월 초 오후 5시~7시 반: Snow Canyon
- 6월 초 오전 10시 반~오후 1시: Kolob Canyons
- 4월 초 오전 9시대: Toadstool Hoodoos
- 11월 하순 정오~오후 3시 반: White Rocks Hoodoo
한 번에 다 돈 게 아니라 세 차례 여행에 나눠 들렀습니다. 지도상 하루에 묶을 수는 있지만 Kolob 왕복 우회와 White Rocks 루프까지 포함하면 지나치게 빡빡합니다. 하루라면 두 곳 정도를 고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주요 장면
아래 운영 정보는 2026년 8월 25일 공식 안내를 기준으로 확인했습니다. 요금과 도로 상태는 바뀔 수 있으므로 출발 전 연결된 공식 페이지를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Snow Canyon State Park
https://maps.app.goo.gl/fMVGbxM8NeA9pRpV7
세인트 조지 시내에서 북쪽으로 8마일. SR-18을 타면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나옵니다. 공식 요금 안내 기준 차량 입장료는 유타 거주자 $15, 비거주자 $20이고, 운영시간은 매일 6시부터 22시까지입니다.
이 공원의 성격은 두 지층이 겹친 데서 나옵니다. 아래는 붉은 나바호 사암, 위는 검은 용암류입니다. 자이언이 하나의 거대한 협곡이고 브라이스가 후두의 밀도라면, 여기는 색의 대비입니다.

가장 유명한 코스는 Petrified Dunes Trail입니다. 왕복 1.2마일에 난이도는 쉬운 편인데, 초입에 용암석이 깔려 있어 발밑을 봐야 합니다. 그 구간을 지나면 굳은 사구 위로 올라섭니다. 이곳은 공원이 지정한 슬릭록 탐방 구역이지만, 주변의 연약한 사막 토양을 밟지 않도록 표지와 허용 구역을 따라야 합니다. 사층리가 발밑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공원 안에 실제 모래 사구도 따로 있습니다. 굳은 사구와는 다른 지점인데 차로 몇 분 거리입니다. 이 두 곳만 봐도 공원의 성격은 대충 파악됩니다.

Jenny’s Canyon이라는 짧은 슬롯캐년도 인기가 많은데 가보지 못했습니다. 왕복 0.4마일이라니 다음에 들르면 그쪽부터 갈 생각입니다.
이 일대는 Red Cliffs Desert Reserve에 속한 사막거북 보호구역입니다. 도로에서 마주칠 수 있으니 속도를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못 봤습니다.

Kolob Canyons
https://maps.app.goo.gl/ZjynX4HyKSyPvaQSA
자이언 국립공원의 북서쪽 구역입니다. I-15 Exit 40에서 바로 들어가기 때문에 접근 자체는 네 곳 중 가장 쉽습니다. Zion 공식 요금 안내 기준 일반 차량권은 $35이고 유효한 패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비미국 거주자에게 별도 추가 요금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방문자의 거주 조건과 패스 범위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왕복 10.6마일 시닉 드라이브가 기본입니다. 하이킹을 하지 않아도 붉은 손가락 협곡이 도로에서 그대로 보입니다. 드라이브만 하면 한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도로 끝 주차장에서 Timber Creek Overlook Trail이 시작합니다. 왕복 1마일에 오르막이 100피트 정도라 부담이 없고, 30분에서 한 시간이면 다녀옵니다. 여기 실린 콜롭 사진 세 장은 전부 이 트레일에서 찍었습니다.

능선을 따라 걷는 짧은 구간인데 도로에서 보던 것과 시야가 달라집니다. 차에서는 협곡을 정면으로 마주 보게 되지만, 여기서는 능선 위에 서서 내려다보게 됩니다. 맑은 날에는 100마일 떨어진 그랜드캐년 노스림의 Mount Trumbull까지 보인다고 합니다.
문제는 시간대였습니다. 오전 10시 반에 들어가 정오를 넘겨 나왔는데, 직사광이 위에서 내리꽂히는 시간이라 붉은 벽의 결이 다 죽었습니다. 아침 일찍이나 늦은 오후가 맞는 곳입니다.

겨울에는 눈과 결빙으로 도로가 닫히기도 합니다. 가는 길에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Toadstool Hoodoos
https://maps.app.goo.gl/5PFAa9MEjwmLuc9E6
카납에서 동쪽으로 44.5마일, 페이지에서 서쪽으로 27마일. US-89 북쪽 갓길에 “The Toadstools”라고 적힌 나무 표지판과 비포장 주차장이 있습니다. 마일포스트 19.3 부근이고, Paria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서쪽으로 1.5마일 정도입니다.
입장료도 주차료도 없습니다. 왕복 1.6마일에 다져진 모래길이라 신발을 가릴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비포장 주차장이 25대 정도 규모라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네 곳 중 사람이 많은 곳은 여기뿐입니다. 갈 때마다 수십 명은 흩어져 있고 주차장도 대체로 차 있는 편입니다. 도로변에서 바로 걸어 들어갈 수 있고 무료인 데다 왕복 1.6마일이면 되니 그럴 만합니다. 나머지 세 곳이 워낙 한산해서 대비가 더 큽니다.
사진에 사람이 안 들어가게 찍으려면 기다려야 합니다. 버섯바위 군집 구역이 특히 그렇습니다.

이름 그대로 버섯입니다. 흰 사암 기둥이 침식으로 깎여 나가는 동안 위에 얹힌 단단한 붉은 캡록이 우산 역할을 해서, 그 아래만 남습니다. 캡록이 떨어지면 기둥도 오래 못 갑니다.

군집으로 서 있는 구역이 사진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조금 떨어져 홀로 선 것들이 더 오래 눈에 남았습니다. 주변이 비어 있으면 형태가 더 분명해집니다.

트레일 끝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시야가 열립니다. 여기까지 오면 이 지형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보입니다.

바위에 뚫린 구멍도 하나 있습니다. 크지 않아서 지나치기 쉽습니다.

White Rocks Hoodoo
https://maps.app.goo.gl/VFaNwVJzcJHFLiV59
Toadstool에서 페이지 쪽으로 6마일 정도 더 갑니다. Church Wells라는 작은 마을 동쪽 끝에서 BLM Road 435로 빠져 3.5마일을 들어가면 트레일헤드가 나옵니다. 카납에서 51마일, 글렌캐년 댐에서 20마일 지점입니다.
네 곳 중 유일하게 비포장 진입입니다. 마른 상태라면 워시보드가 좀 있어도 일반 SUV로 들어갈 만합니다. 다만 비가 온 뒤나 땅이 젖어 있을 때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 일대 흙은 물을 먹으면 미끄러워지고 바퀴가 묻힙니다. 4륜이 아니면 진입 전에 노면을 보고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트레일도 앞의 세 곳과 성격이 다릅니다. 루프 전체가 6마일 정도로 짧지 않습니다. 저는 2025년 11월에 갔을 때 중간에서 길이 막혀 원래 오던 길로 되돌아 나왔습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고, 그때 상황이 그랬습니다. 세 시간 반을 썼는데도 한 바퀴를 못 돈 셈입니다. 여기만은 “지나가는 길에 잠깐”으로 잡으면 어중간해집니다.

Toadstool과 같은 계열인데 색이 다릅니다. 저쪽이 붉은 캡록에 흰 기둥이라면, 여기는 전체가 흰색과 회색입니다. 규모도 더 넓습니다.

11월 하순 정오부터 오후 3시 반까지 세 시간 반을 돌았습니다. 한낮인데도 사진이 그럭저럭 나왔는데, 흰 지형이라 빛을 반사해서 그림자가 덜 막힙니다. Toadstool보다 이 점은 나았습니다.

지면이 균일하지 않습니다. 흰 사암, 회색 이암, 붉은 층이 번갈아 나오는데 밟는 감촉이 다 다릅니다. 단단한 사암 위를 걷다가 갑자기 물러지는 구간이 나옵니다.


풍경에 대한 기록
- 배드랜드가 지평선까지 이어지는 구간. 이 지형의 규모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 흰 절벽 아래 붉은 평지. Toadstool 주차장에서 트레일 초입 사이
- 두 구간 모두 그늘이 없습니다. 여름이면 오래 머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Toadstool을 빼면 세 곳 다 한산했습니다. 유명한 국립공원들 사이에 끼어 있는데도 그렇습니다


여행 팁
- 차량: Snow Canyon, Kolob, Toadstool은 일반 승용차로 충분합니다. White Rocks만 비포장이고, 젖은 날은 4륜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 게 맞습니다
- 비용: Snow Canyon은 차량당 유타 거주자 $15·비거주자 $20, Kolob은 Zion 차량권 $35부터이며 방문자 조건에 따라 추가 요금이 있을 수 있습니다. Toadstool과 White Rocks는 별도 입장료가 없습니다
- 시간대: Kolob은 정오를 피합니다. Snow Canyon은 늦은 오후가 좋습니다. Toadstool은 동쪽을 보고 찍게 되니 오전보다 늦은 오후가 나을 수 있습니다. White Rocks는 흰 지형이라 한낮도 견딥니다
- 물과 그늘: 네 곳 다 그늘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Petrified Dunes는 슬릭록 위라 나무가 아예 없고, Toadstool과 White Rocks에는 식수 시설도 없습니다. 여름에는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이 아니면 권하지 않습니다
- 연료: 세인트 조지를 지나면 카납까지 주유소 간격이 벌어집니다. 세인트 조지에서 채우는 편이 낫습니다
- 혼잡: Snow Canyon, Kolob, White Rocks는 한산합니다. Toadstool은 늘 붐비는 편이라 주차장도 자리가 없을 수 있고, 사진에 사람을 안 넣으려면 기다리거나 이른 시간에 가시는 편이 낫습니다
- 트레일: 앞의 세 곳은 짧습니다. Snow Canyon은 Petrified Dunes(왕복 1.2마일), Kolob은 Timber Creek Overlook(왕복 1마일), Toadstool은 왕복 1.6마일로 전부 한 시간 안쪽이라 이동 중에 끼워 넣기 좋습니다. White Rocks만 루프가 6마일 정도로 별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 White Rocks 통행: 2025년 11월 방문 때는 루프 중간이 막혀 있어 왔던 길로 되돌아 나왔습니다. 현재 상태를 단정할 수 없으므로 전체 루프를 계획한다면 BLM에 최근 도로와 트레일 상황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 순서: 시간이 하루뿐이면 Snow Canyon과 Toadstool 두 곳이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접근이 쉽고 성격이 정반대라 대비가 분명합니다
여행을 마치며
네 곳을 묶어 놓고 보니 붉은색에서 시작해 흰색으로 끝나는 구간이었습니다. 세인트 조지의 나바호 사암이 가장 붉고, 카납 동쪽으로 갈수록 색이 빠집니다. 같은 사암이 시대와 환경에 따라 다르게 굳은 결과입니다.
의도한 동선은 아니었습니다. 세 번에 나눠 다니면서 뒤늦게 정리하다 보인 것인데, 다음에 이 길을 지날 분에게는 처음부터 그렇게 보였으면 합니다.